우주에 작동하는 2가지 힘 – 대극의 반전
우주에는 2가지 힘이 작용합니다. 바로 발산하는 힘과 수렴하는 힘입니다.
발산하는 힘이란 원심력과 같아서, 계속해서 바깥으로 확장하려는 힘입니다. 개인의 삶에서는 자기계발이나 연봉 인상 등 성장하는 것이고, 기업으로 치자면 매출 상승, 글로벌 진출 등 회사가 커지는 것과 같습니다.
수렴하는 힘은 구심력과 같아서, 계속해서 안쪽으로 밀고 들어오는 힘입니다. 한 개인의 삶으로 말한다면 저항을 경험하는 것이고, 기업으로 치자면 예상치 못한 대내외 변수가 들이닥치는 것과 같습니다.
우주는 인간을 시험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우주란 자연과학에서 말하는 관측 가능한 우주가 아닙니다. 동양에서 말하는 인문적인 의미에서의 우주를 뜻합니다.
우주가 인간을 시험할 때, 크게 2가지 형태로 나타납니다.
첫째는. 의도적으로 발산하는 힘을 받쳐줍니다.
대운이 들어왔다고 말할 수 있겠죠. 우연히 참여하게 된 방송으로 갑자기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되거나, 미다스의 손처럼 시도만 하면 사업이 대박이 나거나
물 흐르듯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삶이 펼쳐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것을 트랜서핑에서는 외부의도라고 표현하고, 비셴 락히아니는 현실이 구부러지는 경지라고 이야기합니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행운에 속지 마라』라는 책에서 밝혔듯이, 인간사 상당 부분 통제할 수 없는 운이 개입한다고 강조 또 강조합니다.
이 말은 즉, 우주가 어떤 개인으로 하여금 지나치게 발산하는 힘을 지지해 줄 경우,
지산겸해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지산겸이란 주역 15번째 괘이며, 겸손하라는 뜻입니다.
주역은 총 64개의 괘가 있고, 각 괘는 6가지 효로 구성됩니다. 6가지 효가 모두 길한 괘는 오직 지산겸 괘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인생에서 겸손이 중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겸손은 기존의 승승장구하는 운을 지켜주는 힘이 있습니다.
영원한 운은 없습니다. 그런데 지나치게 운이 좋을 경우. 운이 계속해서 반복될 경우. 인간은 변질됩니다. 운을 자신의 실력으로 착각하게 되는 것이죠.
침팬지가 동전을 10번 던져서, 10번 다 앞면이 나올 확률은 1/1024입니다. 즉 1000마리 중 1마리는 모두 앞면이 나온다는 소리입니다. 이것은 투기적인 형태로 주식이나 코인을 하는 사람이든. 갑자기 유명해진 셀럽이든.
대수의 법칙으로 누군가는 계속해서 잭팟을 맞는다는 소리입니다. 1000명 중 1명은 너무나 낮은 확률 아닌가요? 1000명 중 1명이 유튜브에 나온다고 생각해 보세요. 5000만 인구 중 5만 명입니다.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닙니다.
그래서 우주가 한 인간을 망가뜨리는 최고의 방법은 과분한 대운을 주는 것입니다.
보통의 사람은 앞을 보지 뒤를 보지 않으며, 위를 보지 아래를 보지 않습니다. 즉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합니다.
마찬가지로 내공이 없이 운에 의해 승승장구하게 되면, 적당 선에서 멈추지 못합니다. 계속해서 더 욕심을 내게 되고 결국 과도한 레버리지를 끼게 됩니다. 이것은 마치 이카루스가 태양을 향해 계속해서 날아오르다 날개가 모두 불타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일본 3대 경영의 신 중 한 명인 이나모리 가즈오는 90 평생 사업을 하다 보니, 수많은 사업가를 지켜보게 됩니다. 그는 말합니다.
운으로 5년 10년은 잘될 수 있어도, 그 이상은 가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끝이 좋지 못한 사업가를 너무나 많이 봤다고 말입니다.
내공이 없이 운으로만 성장하는 힘은 조화로운 힘에 의해 제지를 당합니다. 발산하는 힘이 수렴하는 힘에 가로막힌다는 것이죠.
이 모든 것은 양극음의 원리입니다. 양이 극하면 음이 된다. 대극의 반전. 에난티오드로미아. 에난티오(반대로) + 드로미아(내달린다).
우주가 인간을 시험하는 두 번째 형태는 지나치게 수렴하는 힘으로 눌러버리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되는 일이 없게 만듭니다. 극단적일 경우, 무언가 진행조차 되지 않고 시작도 전에 일을 그르치게 만듭니다.
사실 모든 인간은 운을 타고납니다. 생물학적으로 유전자 행운이 존재하고, 후천적 교육이나 관계적 측면에서 부모의 행운도 존재합니다. 더 나아가 영적인 측면에서 조상의 공덕이나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보이지 않는 힘들도 타고납니다.
즉 한 인간이 태어날 때는 그 개체한테 기대하는 상한선과 하한선이 존재합니다. 잘 살 경우 닿을 수 있는 상한선, 잘 살지 못하면 겪게 되는 하한선이 존재하죠. 물론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은 복잡계이기 때문에, 예측을 벗어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중요한 건, 한 존재가 극한의 변화를 마음속에 품을 경우,
운명을 개척하고자 할 경우,
벌어지는 일입니다.
때로 상한선을 넘는 목표를 세우거나 뜻을 품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이들 중 망상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직접적으로 목표를 이루기 위해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럴 경우 우주는 강력하게 수렴하는 힘으로 그 개체를 짓밟습니다. 처참하게 짓밟습니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시작도 전에 심리적이든 육체적이든 환경적이든 과도한 어려움을 당면하게 만듭니다.
이는 주역의 3번괘와 같습니다. 수뢰준 괘의 준屯은
屯 = 屮 + 一
초목의 싹屮이 올라오는 데, 땅一이 가로막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 일一자는 땅을 가리킵니다. 풀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땅이 짓누르는 형국입니다.
우주는 음과 양의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자 합니다.
따라서 어떤 개체가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고, 하늘을 이기고자 변화를 도모하는 것은 조화로운 에너지를 깨뜨리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하늘은 수렴하는 힘으로 강력하게 짓누르는 것입니다.
반작용이 강해야, 그만큼 작용이 커지는 이치와 같습니다. 물론 강력한 반작용에 전의를 상실하고 포기하거나 실제로 죽는 사람도 발생합니다.
하지만 만약 강력한 반작용을 이겨낸다면, 그 사람은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고 진정으로 원하는 목적지에 다다르게 됩니다.
그래서 하늘이 장차 어떤 사람을 크게 만들고 싶을 때는, 어떤 일을 시작하자마자 혹은 시작도 하기 전에 처참하게 짓밟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상은 서양에서도 발견됩니다.
세네카는 말합니다.
시련을 겪은 적 없는 행운은 단 한 번의 타격조차 견디지 못한다.
하지만 자신의 불운과 계속 싸운 사람은 불의로 인해 굳은살이 박여 불행에 쓰러지지 않고, 아니 쓰러져도 무릎을 꿇은 채로 싸운다.
심지어 시련과 역경 없이, 원하는 삶을 실현한 사람을
신으로부터 버림받은 존재라 표현합니다.
세네카가 바라본 신은 나약한 자들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나약한 자들은 약간의 어려움만으로도 포기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신 혹은 운명은 시련과 역경을 이겨낼 만한 사람들을 찾아 결투를 신청합니다. 그래서 그들이 강한 반작용(수렴하는 힘)을 이겨낼 수 있는지 지켜보는 것이죠.
이것이 인정승천(人定勝天)의 경계입니다. 인력으로 하늘의 시련을 이겨내는 경계인 것이죠.
그리고 이러한 시련과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극복해나갈 때, 하늘도 감동합니다. 이것을 신화학자 조셉 캠벨은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표현합니다.
당신과 직접적인 인연이 없는 사람들이 당신을 도우며, 우연을 가장해서 기회를 포착하게 되고 난관을 돌파하게 됩니다.
지나칠 정도의 수렴하는 힘에 굴복하지 않고 시련과 역경을 마주할 때, 초월적임 힘들이 당신의 여정에 구독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구독자들이 일정 부분 넘어서게 될 때, 비로소 하늘이 감동한다는 것이며,
우주가 당신을 향해 길을 열어주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음극양의 이치입니다. 음이 극하면 양이 된다.
정리하겠습니다.
누군가는 말합니다. 나는 고통받고 싶지 않아. 망해도 좋으니까 대운이라도 크게 들어왔으면 좋겠어.
또 누군가는 말합니다. 끝이 안 좋다고 해도, 어쨌든 대운으로 누릴 거 다 누리는 게 뭐가 나쁘다는 거지.
저는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일찍부터 수렴하는 힘에 짓눌려서 뒤늦게 꽃을 피는 삶만큼,
초년에 일찍 들어온 대운을 장기간 지켜나가는 삶도 어렵긴 매한가지입니다.
사람들은 누군가 이른 시기에 크게 돈을 벌고, 큰 인기를 누리는 것에 대해 배 아파합니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시기에 누리는 과한 것들은 반드시 심적인 고통이나 문제를 야기합니다. 양 속에 음이 있고, 음 속에 양이 있는 이치와 같습니다.
더 나아가 대운이 들이닥치는 사람들이 겸손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오히려 이른 나이에 대운이 들어오지 않은 것에 감사함을 느껴야 합니다. 지속적으로 대운을 맞은 사람이 겸손하기는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따라서 과도하게 운이 따랐지만, 그 사람이 지속적으로 자리를 잘 지키고 있다면, 존중받아야 합니다.
그러니 초년에 잘나가는 사람들 너무 부러워하지도 말 것이며, 시작하기도 전에 되는 일이 없다 해도 너무 좌절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양이 극하면 음이 되고, 음이 극하면 양이 된다는
대극의 반전을 이해한다면,
삶이 잘 풀리더라도 언제든 반대로 인생이 전개될 수 있음을 유의할 것이며,
삶의 고통 속에 있더라도 이 경험 속에 보물이 있음을 뒤집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채근담에서 반복적으로 되풀이하며 강조하는 삶의 처세술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묵묵히 내 삶에서 중요하다고 여기는 가치를 향해 정진하고 헌신하는 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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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비범한 정신의 코드를 해킹하다』, 비셴 락히아니, 정신세계사
『리얼리티 트랜서핑 2』, 바딤 젤란드, 정신세계사
『왜 리더인가』, 이나모리 가즈오, 다산북스
『자기와 자기실현』, 이부영, 한길사
『행운에 속지 마라』,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중앙북스
『주역 완전해석』, 장치청, 판미동
『주역계사 강의』, 남회근, 부키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조지프 캠벨, 민음사
『세네카의 대화 : 인생에 관하여』,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까치
『채근담』, 홍자성, 휴머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