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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을 만나 사기를 당하거나 피해를 입었을 때


인생을 살다 보면, 악인을 만나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있다. 꼭 사기가 아니더라도, 내 인생에 피해를 입히는 사람들을 마주하게 된다.


보통은 팃포탯 전략으로 대응하면 된다. 상대가 나한테 공격을 가하는 만큼, 나 또한 상대에게 되돌려주는 것이다. 그러나 어디 인생이 그렇게 간단한가.


인생을 살다 보면 일방적으로 피해를 당하는 순간이 있다. 그리고 심지어 법망을 피하거나, 법에 의해 심판이 불가한 경우도 많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내가 가장 싫어하는 인간 부류는 바로 법으로 문제가 없으니 내가 너한테 피해를 가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마인드를 가진 인간들이다.


사실 법의 심판은 정의(正義)가 아니다. 형()의 경계에서는 옳고 그름보다 프레임의 싸움으로 점철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진실이 아닌, 누가 더 진실로 보이느냐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따라서 민사의 경우,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거나,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법의 심판은 인간의 이해관계일 뿐이다.


말이 길어졌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당신이 일방적으로 사기를 당하거나 피해를 입었는데, 반격할 수도 없고 법적으로 보호받지도 못하며 법적으로 심판할 수도 없는 상황에 놓인 경우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이에 대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명상록』에서 답한다.


「너도 많은 잘못을 저지르고, 그런 점에서 다른 사람들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을 기억하라. 또한 네가 어떤 잘못들을 저지르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겁이 나거나, 너의 명성을 더럽히지 않기 위해서, 또는 다른 그 어떤 불순한 동기에서 실제로 잘못들을 저지르지 않지만, 사실 네게는 그런 잘못들을 저지르고자 하는 성향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도 기억하라.」


「너는 다른 사람들이 정말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하라. 왜냐하면, 많은 일들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목적을 이루고자 하는 더 큰 계획의 일부로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요컨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많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행동들을 단정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너무나 화가 나거나 도저히 참을 수 없거든, 인생은 순간이고 머지않아 우리 모두가 땅에 묻히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라.」​


「다른 사람들의 행동이 우리를 괴롭게 하고 화나게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를 괴롭게 하고 화나게 하는 것은 그런 사람들의 행동에 대한 우리의 판단이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의 어떤 행동이 우리를 화나게 하는 잘못된 행동이라고 결론을 내린 너의 판단을 폐기처분해서 갖다 내버려라. 그러면 너의 분노도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그러한 판단들을 폐기할 수 있는가. 그 비결은 너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그 어떤 행동도 진정으로 네게 해를 입히거나 너의 상태를 나쁘게 만들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 있다.」


​「이제 네가 원한다면, 지혜의 여신들 중에서 가장 으뜸가는 여신이 주는 열 번째 선물도 받으라. 그것은 악인들이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 나간 사람이나 하는 짓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악인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잘못을 저지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그들이 너에게만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독단일 뿐이다.」


여기까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답을 전해봤다. 그러나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


만약 당신이 일방적으로 사기를 당하거나 피해를 입었는데, 반격할 수도 없고 법적으로 보호받지도 못하며 법적으로 심판할 수도 없는 상황에 놓였다면,


명심해라. 재빨리 당신의 초점을 당신이 창조하고자 하는 최고의 미래로 돌려야 한다. 당신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당신이 피해를 입은 현실에 집중해서는 안 된다.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


당신이 창조하고 싶은 미래, 당신이 실현하고 싶은 삶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피해를 입었다는 문제에 매몰되지 말고, 최고의 미래를 창조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의식의 초점이 통제 불가능한 영역(복수)에서 통제 가능한 영역(최고의 미래 창조)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만약 운이 좋아서 상대에게 복수를 가했다고 가정해 보자. 복수에 성공해도 샘샘이다. 복수가 나쁘다는 게 아니다. 다만 우리가 여기서 명심해야 할 것은 당신이 마음에 그리는 삶에 초점을 놓치는 것이다.


인생은 결국 잠재의식의 반영이다. 따라서 현재의식에 원하는 미래상을 그린 후, 잠재의식에 지속적으로 각인시켜야 최고의 미래를 창조하게 된다.


문제는 격앙된 감정으로 누군가와 싸우다 보면, 최고의 미래를 실현하는 걸 망각하게 된다. 따라서 이기더라도 이긴 게 아닌 것이다.


운명의 흐름을 보면 운명이란 하나의 선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다발로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 단면은 모자이크처럼 다양하고, 그 다발의 여러 가닥을 따라가보면 어떤 것은 도중에 사라져버리고 어떤 것은 길게 이어져간다.


그리고 또 어떤 것은 새로 운명의 다발 속으로 들어선다. 이처럼 새로 운명의 다발 속으로 들어서는 것을 ‘운명의 끼어들기’라 한다. 다발 속에 끼어든 새로운 운명이다.


『신의 비밀, 징조』, 김승호, 쌤앤파커스


항상 최고의 미래를 창조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끼어든 운명의 가닥을 조심해야 한다.


부정적 운명의 가닥에 지나치게 반응하게 되면, 삶의 흐름이 달라지게 된다.


우리는 삶을 거시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하며, 항상 주도적으로 내가 창조하고 싶은 미래에서 살아야 한다.


때로 운이 없거나 재수가 없어서 삶에 큰 피해를 당하더라도, 당신의 잠재의식이 피해자 정체성과 피해를 입은 내러티브에 갇히지 않는다면, 반드시 다시 일어설 수 있다. 확정적으로 최고의 미래를 실현해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악인들이 악행을 저지르는 이유가 뭘까? 이에 대해 한비자와 보에티우스는 답한다.


“악인들이 악행을 저지르는 이유는 약하기 때문이다.”


악인들은 약하고 무능하기 때문에, 타인을 피해 입히면서 자신의 욕망을 충족한다. 정말로 강하고 유능한 존재라면, 명분 없이 실리만 추구하며 타인을 피해 입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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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현대지성
『철학의 위안』, 보에티우스, 현대지성
『신의 비밀, 징조』, 김승호, 쌤앤파커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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